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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일 월요일

[책 리뷰] 천년동안 백만마일


 아내는 이미 이 책을 작년에 읽고는 나에게 추천을 해주었다. 당시 도서관에 이 책이 없는 관계로 비치희망도서로 신청을 하곤 비슷한 류의 책이라 할 수 있는 폴투루니에의 '모험으로 사는 인생'을 빌려 읽었었다. 그 책은 뭐랄까... 정신과 의사의 분석? 이 담긴 상담 사례집?? 암튼 그 책에서는 아무 유익도 얻지 못했었다.

 2011년을 아내와 여러가지 것들을 계획하면서 독서나눔을 매달 2번씩 하자고 마음이 맞았다. 마침 이책이 도서관에 비치 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던터라, 그리고 2011년은 내 진로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에 대한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 책을 첫 나눔 책으로 선정했다.

 다 읽은 느낌의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직 내 진로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원리가 진로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 도널드 밀러는 이 책에서 영화의 시나리오, 즉 이야기의 구성 원리를 우리의 실제 인생에 적용하면서 우리의 삶의 이야기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이야기가 없는 인생은 소음과 같다."(42P), "쉬운 이야기는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48P). 내가 살아온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보는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초중고는 소위 범생으로, 지방 명문대학과 대기업 직장생활, 행복한 결혼 생활과 천사같은 딸아이. 음... 이렇게 말하면 나를 너무 비하하는걸까? 내 인생에 이야기가 없다. 아니 있으나 남들과 다르지 않다. 내 인생을 영화로 본 관객들은 티켓에 낸 돈을 아까워 할 것이며,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야기란 뭔가? "한 인물이 뭔가를 원하여, 갈등을 극복하고, 그것을 얻어내는 것"(63P)이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야망을 품고 있는가? 요즘 많은 진로에 대해서 생각하지만 항상 걸리는 것은 내가 이 일을 선택했을 때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감당하는가에 대한 걱정이다. 세상의 의미있는 직업은 이상하게도 보수가 적다. 3인 가족을 부양할 수도 있겠지만 가난할까봐, 인생이 엉망이 될까봐 두렵다. 하지만 도널드 밀러는 이야기의 정의에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얘기한다. 갈등을 극복하고 그것을 얻어내는 것!

 난 요즘 인간이란 안정을 본능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내가 그렇다. 지금의 이 안정된 삶을 바꾸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다. 모든 것이 내 통제권 아래 있다. 이런 나에게 도널드 밀러는 이야기의 핵심은 "인물의 변화"(85P)라고 얘기한다. 덧붙여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116P)며 나를 꿰뚫어 보았고, "불편함과 두려움 속으로 뛰어들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이야기가 벌어지지 않는다"(120P)라고 충고하며 도전하는듯 하다.

 난 지금 인생의 갈림길에 서있다. 이른바 '변화'를 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다. 이대로 그냥 안정된 삶을 산다면 어떨까? 아니면 세상에 의미있는 일을 찾아 도전해 보는 것은? 나의 본능은 전자를 선택하길 원하고 나의 이성은 후자를 원한다. 이 고민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 도널드 밀러는 제임스 스캇벨의 말을 인용해 "발단의 사건이란 주인공이 들어갔다 다시 나올 수 없는 문"(125P)이라며 나에게 이야기의 발단을 시작하라고 얘기한다. 변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 다시는 이전의 안정된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로 가라는 말이다.

 '직장을 그만둔다' 이 문장이 머리에 떠오른다. 이 문장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대단한 혼란과 함께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찾아 올 것이 확실하다. 도널드 밀러의 얘기에 의하면 나의 변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정말 이 일을 실행해야할까? 다시 고민에 빠진다. 실행하지 않는다면? 실행한다면?

 결국 변화는 내 안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외부에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생기는 수 밖에는... 그것이 어떤 사건이 될지 모르지만 그 사건이 일어난다면 난 기쁠것 같다.

아... 이제야 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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