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독교는 지구가 태양주위를 돈다는 갈릴레오의 지동설을 부정하였다. 그들의 신념에는 하나님이 창조한 지구가 세상의 중심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천문학의 발달로 인한 부정할 수 없는 증거들에 의해 이 기독교의 신념은 지동설로 수정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신앙의 혼란은 가히 대단했다. 이것은 과학이 절대적인 신념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다윈의 진화론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후 기독교의 신념인 창조론과 과학계의 진화론 사이의 논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기독교 신념에 대한 과학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 주류 교회 대부분의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인식하는 창조론이란 흔히 ‘창조과학회’가 주장하는 ‘젊은 지구론’으로 대표되는 것으로 실은 여러 창조론 관점 중 하나이다. 현재 논의 되고 있는 창조론에는 젊은 지구론 뿐 아니라 늙은 지구론, 지적설계론, 유신 진화론이 있으며 이들 창조론 사이에서도 서로의 주장이 맞다는 논란이 있다. 이는 성경이 창조만 얘기하고 있지 창조의 방법과 과정에 대해서는 명확히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몰랐던 신비들이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발견되고 증명되어 이제는 우리에게 밝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생명체가 진화하고 있다는 진화론의 주장에 과학적 증거들을 더하고 있다. 그리하여 생물학자들 중 대부분이 진화론을 과학적이라 여기고 있으며 그들 연구의 방향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크리스천도 많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문제다. 즉, 인간을 창조한 신의 존재를 믿으면서도 진화론을 믿는다는 것이다.
‘신의 언어’는 인간 유전자 서열을 해독하는 게놈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신의 존재를 확실히 믿는 기독교 신자인 콜린스에 의해 쓰여졌다. 콜린스는 해독된 인간의 유전자와 다른 생명체의 유전자를 비교해보니 그 유사성에서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또한 유전자 서열의 유사성에 따른 생명체의 계통도를 통해 침팬지와 인간이 가장 유사하고, 진화론에서 주장하던 대로 다른 생명체에서 인간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다. 콜린스는 이런 진화가 신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유신진화론’적 입장을 펼친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 아침에 창조된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에서 서서히 진화해서 현재의 인간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의 근거는 유전자 해독에 의한 과학적 추론이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이 주장이 충격적이지 않은가? 마치 갈릴레오가 과학적 추론에 의해 지동설을 주장할 때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물론 유신진화론에 대한 반론들도 있을 것이다. 모든 반론은 뒤로 제쳐두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 해본다. 언젠가 생명유전학이 더 발전하여 생명체들간의 관계를 진화로 완벽하게 증명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하나님께서 단번에 인간을 창조했다는 기독교인들의 신념은 어떻게 되는가?
기독교인들은 갈릴레오의 사건을 교훈 삼아 이제 슬슬 마음을 열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성경에서 명확히 얘기하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맹신 하지 말고 현대 과학의 증거들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는데 과연 어떤 방법으로 창조하셨는지를 알아가는 일은 신비하고 재미난 일이다. 이는 결코 하나님의 존재와 기독교인의 신앙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하나님의 존재를 더 증명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영광이 밝히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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