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일기] 복직하고 한달...

복직할 때 약간 긴장되었다.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안부 묻고, 어떻게 지냈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그렇게 복직 초반을 보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마치 계속 회사에 다녔던 사람이었던거 처럼... 부서의 주요 업무들이 나에게 폭풍우 쏟아지듯 쏟아졌다.

첨엔 왜 이렇게 일을 나에게 많이 주지... 이거 은근히 육아휴직 보복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좀 힘들었다. 다시 휴직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시점에... 깨달음이 왔다...

'그래 원래 회사가 이런 곳이었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살아 남지 못하는 곳... 그걸 까먹고 있었었다. 육아휴직 하면서 너무 편하게 있었나 보다. 이걸 까먹고 있었다니...

육아휴직 후 자리가 없어지거나 한직으로 발령 낸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난 복직하면서 인사팀 면담도 생략하고 복직했다. 한달 동안 지내면서 딱히 복직자라고 차별한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다만 겨우 10개월 쉬었다고 그전에 하던 업무들, 시스템들,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주위에 많이 물어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정도의 어려움이 있었다.

근데 육아휴직 때 한달 보다 복직 후의 한달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올해도 금방 가겠다...